
HAYABUSA IS BACK
스즈키의 하야부사가 돌아왔다. 그 유구한 역사에 비하면 3세대란 것이 놀라울 지경.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스즈키는 그들의 가장 빠른
송골매를 그렇게 허투로 만들지 않았다.

마력은 그저 숫자일 뿐
하야부사는 극한의 속도. 즉, 극속을 추구한다. 궁극의 스포츠 모터사이클이란 타이틀에 걸맞는 모델로써 개발되었고 1999년 등장과 함께 이 시장의 완벽한 지배자가 됐다. 그 지배자적 위치는 2세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까지 계속됐고, 공백기를 거쳐 3세대 모델이 등장하며 그 역사를 계속 잇는다. 실제로 1세대 하야부사는 전세계적으로 약 11만5천대가 판매됐고, 첫번째 풀모델 체인지가 이뤄졌던 2세대 모델은 7만4100대가 더 판매되면서 18만9천100대가 기존 누적 판매 대수로 집계된다. 많은 이들이 하야부사를 꼭지점 위 끝부분으로 여기는 동안 하야부사와 경쟁하며 시장에 등장했다가 사라져간 ‘초고속 투어링’ 모터사이클들에 대한 역사와 1,2 세대 하야부사의 역사에 대해서는 지난 2월의 ‘더 모토’를 확인해보길 추천한다. 3세대 하야부사의 가장 큰 명제는 결국 유로5다. 강화된 배기 배출가스 규제로 2세대가 사라졌던 그 몇 년 동안, 스즈키는 3세대 하야부사를 위해 그야말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시도를 했다고 전한다. 스즈키가 공개한 런칭 영상에 등장하는 스즈키의 엔지니어들은 그들 스스로 하야부사에 대한 경외심을 마음에 품은 상태에서 또한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가능한 한 모든 시도는 우리에게는 알려진 적이 없는 직렬 6기통 엔진부터, 터보 차저의 적용 등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스즈키는 자신들의 이미 완성해 놓은 궁극의 엔진을 다시 처음부터 손을 보아 그 완성도를 또 다시 넘어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래, 어찌보면 참 미련한 짓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새로운 엔진과 200마력 이상의 숫자를 제시하는 것이 현대의 라이더들의 눈길을 잡아끌기에 훨씬 더 용이했을 것임에도 그러지 않았으니 말이다. 스즈키의 장인 정신은 원래 이런 것이다. 한계점에서 그것을 또 한 번 더 극복하려는 노력. 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고 굳이 어려운 방법으로 몰아붙이는 방식을 이번 3세대 하야부사의 개발에서도 고수했다. 그 결과, 엔진은 기존 배기량과 기본 레이아웃을 그대로 유지한다. 미리 밝혀두자면 3세대 하야부사는 회전수 9700rpm에서 최고 190마력을 낸다. 2세대 때 보다도 마력은 떨어졌다. 하지만 실제 하야부사의 개발에 참여하고 그 과정을 지켜본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함께 알아보자.
더욱 가다듬어진 야수
송골매를 뜻하는 하야부사는 그 디자인적으로도 스즈키 모터사이클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점을 만든 모델 중 하나다. 가장 적극적인 공기역학적 설계가 이뤄졌으며, 이 때문에 스즈키의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하야부사를 준비하면서도 가장 어렵게 생각한 부분이라고도 밝힌다. 워낙에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갖추고 있던만큼 기존의 디자인과 완전히 동떨어진 결과물이 나올 것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실제로 등장한 모습 역시 그랬다. 하지만 기존의 ‘하야부사다운’ 전반적 디자인에 세련되게 가다듬어진 요소들이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우선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하야부사 특유의 길고 볼륨감있는 느낌의 측면 디자인이다. 그냥 아무런 설명이 없어도 하야부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 여기서도 공기 흐름과 역동적인 출력의 흐름을 형상화한 디자인이 엿보인다. 3세대 하야부사의 배기 머플러 디자인은 뒤로 갈수록 위로 올라오는 형태를 띄고 있는데, 그 덩치와 길이가 상당함에도 전반적으로는 날렵한 인상을 준다. 1999년의 1세대 하야부사의 헤드라이트 디자인은 공기 역학적이면서도 엔진으로 들어가는 흡기 영역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구성하고자 한 것이었다. 오히려 이런 디자인이 스즈키의 최신 GSX- R1000R에 계승되어 있는 것을 생각하면 진작에 앞서간 선택이었던 셈이다. LED 헤드라이트를 적용하면서 더 새로워진 헤드라이튼 새로운 포지션 램프와 방향지시전환등을 통합하는 등으로 보다 매끄럽고 날카로운 디자인으로 다듬어졌다. 특히, 전면 헤드라트를 감싸는 V자형 몰딩은 마치 송골매의 날개짓 또는 라이더가 주행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겹쳐보인다. 새로워진 로고 디자인도 사실 빼놓을 수 없다. 하야부사를 뜻하는 일본식 한자 ‘隼’는 1,2 세대에서도 전세계의 라이더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흔히 볼 수 없는 일종의 ‘그래픽’이면서 상당히 큰 ‘로고’였기 때문이다. 신형의 그래픽도 확실히 차별화되어 달라졌다. 기존의 디자인은 상당히 부드러운 붓글씨체로 매끄러운 느낌을 내는 쪽이었다면 이번엔 그보다 훨씬 힘이있고 자신감넘치는 서체로 만들어졌다. 이 로고는 새로운 하야부사의 곳곳에 배치된다.

노란색 부분이 기존 엔진에서 달라진 부분들
1. 좌측이 기존 오일 흐름, 우측이 신형
2. 원뿔 모양으로 가공된 피스톤
3. 신형 스로틀 바디
4. 새로운 피스톤과 커낵팅 로드
5. 신형 클러치
6. 새로운 캠 샤프트
7. 기존의 니들 베어링과 신형 8 기존 스로틀 바디와 인젝터, 그리고 신형 S-SFI
같지만 다른 엔진의 진일보
하야부사가 시속 300km를 돌파하는 초고속 투어링 모델이자 궁극의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지향한다고 하면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엔진일 것이다. 하지만 엔진의 배기량은 그대로이며 보어와 스트로크는 물론 압축비까지도 2세대와 동일하다. 여기에 최고 마력과 최대 토크는 이전 세대보다 낮아졌다. 그런데도 실질적인 성능은 높아졌다고 말한다. 이게 맞는 말일까. 스즈키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가속 성능의 개선을 통해 정지 상태에서 200미터 거리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세대에서 7.1초, 2세대에서 6.9초였단다. 3세대는 그보다 0.1초를 더 줄여낸 6.8초를 기록한다. 뿐만 아니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걸리는 시간은 1세대 3.3초 2세대 3.4초였던 것과 비교해 3세대는 3.2초로 역대 가장 빠른 기록을 낸다.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결과를 내기 위해서 스즈키는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엔진에서 개선된 부분들의 이름만 쭉 열거하는 것도 한참 걸릴 정도다. 우선 재디자인된 크랭크샤프트의 오일 흐름은 자사의 최상위급 슈퍼바이크 GSX- R1000에 적용되었던 기술을 차용한 것으로 오일 펌프에서의 변화없이도 이전 대비 약 54%의 오일 흐름 및 압력을 더 확보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엔진 오일의 윤활 성능을 더욱 개선하게 됐다. 크랭크 로드 하나에서 기존 대비 약 3그램씩 줄여냈고, 새롭게 디자인된 피스톤은 이전 대비 26그램씩 총 104그램을 줄여냈다. 전체 무게에서 비율을 따진다면 전혀 큰 무게처럼 느껴지지 않겠지만, 엔진의 가장 핵심적인 움직임에서 이런 무게를 덜어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이 약간의 무게를 줄여낸 것으로도 엔진 내부의 진동 감소를 줄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엔진의 내구성을 높일 것까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트랜스미션 샤프트의 니들 베어링의 길이를 11mm에서 13mm로 확대하였으며, 배기 시스템에서는 그 용적을 기존 대비 1.98리터 가량 키우면서도 그 구조를 개선하면서 전체 무게를 2.054kg 더 줄여냈다. 또 배기 촉매환원기를 기존의 통합 방식에서 각각 좌우측의 배기 머플러 내부에서도 2차적으로 배출가스를 거를 수 있도록 설계했고, 기존의 2,3번 실린더 측 배기 매니폴더를 연결했던 것에서 추가로 1,4번 실린더 측 배기 매니폴더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배기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연소실의 흡배기 밸브 주변부를 다시 손보면서 혼합기가 고속으로 소용돌이를 일으키도록 하는 TSCC(Twin Swril Combustion Chamber) 디자인을 적용하고 이를 통해서는 약 5% 가량의 유동 계수를 더 확보하며 결과적으로는 연소 효율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또한 완전 변경된 스즈키 사이드 피드 인젝터(S-SFI)와 전자 제어식 시스템에 없어서는 안될 라이드 바이 와이어 전자식 스로틀 시스템 등의 신규 채용과 더불어 에어 클리너 박스의 재디자인, 스즈키 램 에어 다이렉트(SRAD) 디자인 개선, 스즈키 클러치 어시스트 시스템(SCAS)의 업데이트, 새로운 라디에이터와 스즈키 콤포지트 일렉트로케미컬 머테리얼(SCEM) 소재를 실린더 헤드에 사용함으로써 마찰 저항은 줄이고 열변환성과 내구성을 향상시켰다.

역대 최고 수준의 전자제어 시스템
같은 배기량과 같은 엔진 케이스를 사용하면서도 그 성능을 높이기 위한 스즈키의 노력이 진정으로 빛을 발하려면 이제 전자제어 시스템의 도움이 필요하다. 엔진의 세팅값을 적정 수준으로 맞춰서 제공할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소비자들의 취향과 각각의 라이딩 환경 변화 등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이 부분은 사실상 필수적이다. 더구나 단순히 서킷에서의 스포츠 주행을 중심으로 고민하는 슈퍼바이크와 달리 초고속의 투어링과 다양한 스포츠 라이딩을 모두 소화해야하는 ‘궁극의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노리는 하야부사인만큼 소홀할 수 없는 부분이다.
스즈키는 자사의 이 전자제어 시스템을 S.I.R.S.(스즈키 인텔리전트 라이드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다양한 전자제어 기능을 통합적으로 부르는 이름이며 그 내부적으로 각각의 기능과 모드는 또 다른 별개의 이름을 가진다. 가장 먼저 알아볼 것은 스즈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알파(SDMS-α)다. 각각의 모드는 세 종류의 기본 세팅값으로 나뉘어지는데 A(액티브), B(베이직), C(컴포트)로 성격을 분류한다. SDMS-알파는 기본 제공되는 3단계의 파워 모드 셀렉터, 1~10단계로 조정가능한 모션 트랙 트랙션 콘트롤과 안티 리프트 콘트롤, 엔진 브레이크 콘트롤, 양방향 퀵 시프트를 총칭하는 이름이다.
각각 10단계로 조정이 가능한 모션 트랙 트랙션 콘트롤(TC)와 안티 리프트 콘트롤(LF)는 각각 전반적인 휠 스핀 억제와 프론트 휠의 들림을 방지하는 기능으로써 세팅하는 단계를 높일 수록 해당 기능이 더 강하게 적용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LF 기능을 10단계로 맞추면 동승자로 인해 뒤쪽의 하중이 크게 높아진 경우에도 거의 프론트 휠이 들릴 수 없을 정도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런치 콘트롤 시스템은 3단계의 출력 선택과 TC, LF를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기능으로 출발 단계의 엔진 회전수 한계를 4,000rpm, 6,000rpm, 8,000rpm으로 제한하는 설정을 사용해 효과적인 출발 가속을 가능하게 한다. 새롭게 적용된 엔진 브레이크 콘트롤(EB)은 출력 모드 세팅과 동조하여 작동하며, 각각의 단계 모두에서도 그 기능을 해제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라이더가 스스로 최고 속도를 제한할 수 있는 액티브 스피드 리미터, 시속 30km에서 200km까지 설정 가능한 크루즈 콘트롤 시스템 등을 포함해 스즈키의 다른 모델에 먼저 채용되어 호평을 받았던 기술들도 거의 빠짐없이 투입됐다. 시동 버튼을 가볍게 누르는 것만으로 시동이 걸릴 때까지 자동적으로 버튼이 눌린 상태를 유지해주는 스즈키 이지 스타트 시스템과 엔진의 저회전 영역에서 순간 엔진 회전수를 자동적으로 높여 출발 등에서 회전수를 보조해주는 로우 RPM 어시스트, 전후 연동 브레이크와 6축 IMU(관성측정장치) 기반으로 작동하는 모션 트랙 브레이크 시스템, 오르막과 내리막 경사에서의 브레이크 제어 시스템(슬로프 디펜던트 및 힐 홀드 콘트롤) 등도 적용되어 통합적인 라이더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향상된 라이딩 경험을 위한 섀시
스즈키는 차세대 하야부사의 섀시 개발에 있어서 세가지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하나는 더 안정적이며 기민한 핸들링을 실현할 것. 그리고 최적화된 공력 특성과 방풍 성능. 마지막으로 브레이킹 성능과 그 효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해내기 위해서는 메인 프레임의 설계부터 전반적 디자인의 설계 그리고 더 높은 사양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적용해야만 했다.
우선은 프레임이다. 스즈키는 앞서 엔진 개발에 앞서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프레임의 설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쳤고, 그 결과 기존의 트윈 스파 알루미늄 프레임을 발전시키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사실 검증된 프레임을 포기하고 완전히 새롭게 개발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물론 이미 엔진 케이스를 이전과 동일하게 가져가기로 결정하면서 전반적인 부분이 그에 맞춰진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스즈키는 기존 프레임에 적절한 유연성과 강도를 제공하는 알루미늄 섹션과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을 통합시켰다. 당연히 프레임 개발에 더 많은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밖에 없지만 압출 알루미늄 섹션은 하야부사가 추구하는 최고 시속 300km에 달하는 속도에 도달할 수 있으면서도 궁극의 스포츠 모터사이클로써 제공해야 할 전반적으로 높은 밸런스를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시트 레일은 통합형으로 재디자인되면서 전체 무게를 약 700그램을 더 줄였다.

서스펜션은 운동 성능과 승차감 모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고가 브랜드의 제품이 채택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야부사를 세팅함에 스즈키가 게을리했을리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하야부사는 전후 모두에 KYB의 제품을 배치했다. 프론트의 도립식 포크는 직경 43mm의 내부 튜브에 DLC(다이아몬드 라이크 카본) 코팅을 입힌 제품으로 풀 어저스터블 타입이다. 포크의 특성은 노면의 충격을 더 부드럽게 흡수하며 최적의 그립력으로 더 안정적인 라이딩이 가능하도록 하는데 있다고 한다. 또한 리어 쇽 업소버의 경우에도 풀 어저스터블로 최적화된 안락함과 직선 주로에서의 안정감을 특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공력 특성과 방풍성에 대해서는 사실 하야부사가 그 누구보다도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애초에 기본 디자인 자체가 그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거의 완성형에 가까웠기 때문에 공기저항계수를 따져가면서 세부적인 디테일을 다듬었다. 특히 고속 주행시 전면부에서 발생하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브레이크 및 클러치 레버의 끝 부분에 구멍을 냈고, 새로운 사이드 미러의 설계에는 특히 공이 많이 들인 모습이다. 브레이크는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제품을 배치시켰다. 하야부사는 브렘보의 최신이자 최상위급 브레이크 캘리퍼인 스틸레마(Stylema)를 적용하는데 이 캘리퍼는 브레이크 패드 주변의 공기흐름까지 고려한 것으로 많은 열이 발생하는 패드의 냉각 성능을 높임으로써 더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성을 제공한다.
▶ 브렘보의 최신 제품인 스틸레마 캘리퍼를 장비한다
완성형 도전자
이미 상당히 많은 부분을 언급했음에도 소개할 세부사항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브리지스톤 타이어와 협력해 개발한 타이어 신형 배틀랙스 하이퍼스포츠 S22를 비롯해, 새로운 디자인의 전용 휠, 50:50의 전후 무게 배분, 포크 캡 위로 띄워놓은 듯한 전용 세퍼레이트 핸들바나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계기반 등이 그렇다. 특히 핸들바의 위치를 기존 모델 대비 약 12mm를 더 라이더 쪽으로 끌어 당긴 부분은 조금더 편안하고 안락하게 하야부사게 제공하는 초고속 투어링을 즐길 수 있게한 부분이다. 그 차이가 큰 것처럼 생각되지 않을 순 있겠지만, 이제 곧 그 차이가 어떤 것일지 체감할수 있을 것이다.
스즈키는 언제나처럼 자신들이 가능한 최대치로 기술과 성능을 갈고 또 갈고 닦는다. 선대에서 이룩한 훌륭한 결과를 넘어서기 위한 과감한 시도가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런 과감한 시도가 그릇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하면 스즈키 특유의 갈고 닦는 방식이 옳을 수 있다. 1세대 하야부사가 그랬고, 2세대 역시 마찬가지였으니, 3세대도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최신 소식으로는 3월부터 예약 판매에 돌입한다. 설정된 예약 판매 가격은 2300원대, 플래그십 슈퍼바이크인 GSX-R1000R의 가격보다 낮다. 돌아온 하야부사를 맞이할 준비는 이제 끝났다.
더모토 편집부
글 나경남
사진 스즈키코리아
HAYABUSA IS BACK
스즈키의 하야부사가 돌아왔다. 그 유구한 역사에 비하면 3세대란 것이 놀라울 지경.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스즈키는 그들의 가장 빠른
송골매를 그렇게 허투로 만들지 않았다.
마력은 그저 숫자일 뿐
하야부사는 극한의 속도. 즉, 극속을 추구한다. 궁극의 스포츠 모터사이클이란 타이틀에 걸맞는 모델로써 개발되었고 1999년 등장과 함께 이 시장의 완벽한 지배자가 됐다. 그 지배자적 위치는 2세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까지 계속됐고, 공백기를 거쳐 3세대 모델이 등장하며 그 역사를 계속 잇는다. 실제로 1세대 하야부사는 전세계적으로 약 11만5천대가 판매됐고, 첫번째 풀모델 체인지가 이뤄졌던 2세대 모델은 7만4100대가 더 판매되면서 18만9천100대가 기존 누적 판매 대수로 집계된다. 많은 이들이 하야부사를 꼭지점 위 끝부분으로 여기는 동안 하야부사와 경쟁하며 시장에 등장했다가 사라져간 ‘초고속 투어링’ 모터사이클들에 대한 역사와 1,2 세대 하야부사의 역사에 대해서는 지난 2월의 ‘더 모토’를 확인해보길 추천한다. 3세대 하야부사의 가장 큰 명제는 결국 유로5다. 강화된 배기 배출가스 규제로 2세대가 사라졌던 그 몇 년 동안, 스즈키는 3세대 하야부사를 위해 그야말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시도를 했다고 전한다. 스즈키가 공개한 런칭 영상에 등장하는 스즈키의 엔지니어들은 그들 스스로 하야부사에 대한 경외심을 마음에 품은 상태에서 또한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가능한 한 모든 시도는 우리에게는 알려진 적이 없는 직렬 6기통 엔진부터, 터보 차저의 적용 등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스즈키는 자신들의 이미 완성해 놓은 궁극의 엔진을 다시 처음부터 손을 보아 그 완성도를 또 다시 넘어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래, 어찌보면 참 미련한 짓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새로운 엔진과 200마력 이상의 숫자를 제시하는 것이 현대의 라이더들의 눈길을 잡아끌기에 훨씬 더 용이했을 것임에도 그러지 않았으니 말이다. 스즈키의 장인 정신은 원래 이런 것이다. 한계점에서 그것을 또 한 번 더 극복하려는 노력. 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고 굳이 어려운 방법으로 몰아붙이는 방식을 이번 3세대 하야부사의 개발에서도 고수했다. 그 결과, 엔진은 기존 배기량과 기본 레이아웃을 그대로 유지한다. 미리 밝혀두자면 3세대 하야부사는 회전수 9700rpm에서 최고 190마력을 낸다. 2세대 때 보다도 마력은 떨어졌다. 하지만 실제 하야부사의 개발에 참여하고 그 과정을 지켜본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함께 알아보자.
더욱 가다듬어진 야수
송골매를 뜻하는 하야부사는 그 디자인적으로도 스즈키 모터사이클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점을 만든 모델 중 하나다. 가장 적극적인 공기역학적 설계가 이뤄졌으며, 이 때문에 스즈키의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하야부사를 준비하면서도 가장 어렵게 생각한 부분이라고도 밝힌다. 워낙에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갖추고 있던만큼 기존의 디자인과 완전히 동떨어진 결과물이 나올 것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실제로 등장한 모습 역시 그랬다. 하지만 기존의 ‘하야부사다운’ 전반적 디자인에 세련되게 가다듬어진 요소들이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우선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하야부사 특유의 길고 볼륨감있는 느낌의 측면 디자인이다. 그냥 아무런 설명이 없어도 하야부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 여기서도 공기 흐름과 역동적인 출력의 흐름을 형상화한 디자인이 엿보인다. 3세대 하야부사의 배기 머플러 디자인은 뒤로 갈수록 위로 올라오는 형태를 띄고 있는데, 그 덩치와 길이가 상당함에도 전반적으로는 날렵한 인상을 준다. 1999년의 1세대 하야부사의 헤드라이트 디자인은 공기 역학적이면서도 엔진으로 들어가는 흡기 영역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구성하고자 한 것이었다. 오히려 이런 디자인이 스즈키의 최신 GSX- R1000R에 계승되어 있는 것을 생각하면 진작에 앞서간 선택이었던 셈이다. LED 헤드라이트를 적용하면서 더 새로워진 헤드라이튼 새로운 포지션 램프와 방향지시전환등을 통합하는 등으로 보다 매끄럽고 날카로운 디자인으로 다듬어졌다. 특히, 전면 헤드라트를 감싸는 V자형 몰딩은 마치 송골매의 날개짓 또는 라이더가 주행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겹쳐보인다. 새로워진 로고 디자인도 사실 빼놓을 수 없다. 하야부사를 뜻하는 일본식 한자 ‘隼’는 1,2 세대에서도 전세계의 라이더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흔히 볼 수 없는 일종의 ‘그래픽’이면서 상당히 큰 ‘로고’였기 때문이다. 신형의 그래픽도 확실히 차별화되어 달라졌다. 기존의 디자인은 상당히 부드러운 붓글씨체로 매끄러운 느낌을 내는 쪽이었다면 이번엔 그보다 훨씬 힘이있고 자신감넘치는 서체로 만들어졌다. 이 로고는 새로운 하야부사의 곳곳에 배치된다.
노란색 부분이 기존 엔진에서 달라진 부분들
1. 좌측이 기존 오일 흐름, 우측이 신형
2. 원뿔 모양으로 가공된 피스톤
3. 신형 스로틀 바디
4. 새로운 피스톤과 커낵팅 로드
5. 신형 클러치
6. 새로운 캠 샤프트
7. 기존의 니들 베어링과 신형 8 기존 스로틀 바디와 인젝터, 그리고 신형 S-SFI
같지만 다른 엔진의 진일보
하야부사가 시속 300km를 돌파하는 초고속 투어링 모델이자 궁극의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지향한다고 하면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엔진일 것이다. 하지만 엔진의 배기량은 그대로이며 보어와 스트로크는 물론 압축비까지도 2세대와 동일하다. 여기에 최고 마력과 최대 토크는 이전 세대보다 낮아졌다. 그런데도 실질적인 성능은 높아졌다고 말한다. 이게 맞는 말일까. 스즈키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가속 성능의 개선을 통해 정지 상태에서 200미터 거리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세대에서 7.1초, 2세대에서 6.9초였단다. 3세대는 그보다 0.1초를 더 줄여낸 6.8초를 기록한다. 뿐만 아니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걸리는 시간은 1세대 3.3초 2세대 3.4초였던 것과 비교해 3세대는 3.2초로 역대 가장 빠른 기록을 낸다.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결과를 내기 위해서 스즈키는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엔진에서 개선된 부분들의 이름만 쭉 열거하는 것도 한참 걸릴 정도다. 우선 재디자인된 크랭크샤프트의 오일 흐름은 자사의 최상위급 슈퍼바이크 GSX- R1000에 적용되었던 기술을 차용한 것으로 오일 펌프에서의 변화없이도 이전 대비 약 54%의 오일 흐름 및 압력을 더 확보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엔진 오일의 윤활 성능을 더욱 개선하게 됐다. 크랭크 로드 하나에서 기존 대비 약 3그램씩 줄여냈고, 새롭게 디자인된 피스톤은 이전 대비 26그램씩 총 104그램을 줄여냈다. 전체 무게에서 비율을 따진다면 전혀 큰 무게처럼 느껴지지 않겠지만, 엔진의 가장 핵심적인 움직임에서 이런 무게를 덜어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이 약간의 무게를 줄여낸 것으로도 엔진 내부의 진동 감소를 줄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엔진의 내구성을 높일 것까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트랜스미션 샤프트의 니들 베어링의 길이를 11mm에서 13mm로 확대하였으며, 배기 시스템에서는 그 용적을 기존 대비 1.98리터 가량 키우면서도 그 구조를 개선하면서 전체 무게를 2.054kg 더 줄여냈다. 또 배기 촉매환원기를 기존의 통합 방식에서 각각 좌우측의 배기 머플러 내부에서도 2차적으로 배출가스를 거를 수 있도록 설계했고, 기존의 2,3번 실린더 측 배기 매니폴더를 연결했던 것에서 추가로 1,4번 실린더 측 배기 매니폴더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배기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연소실의 흡배기 밸브 주변부를 다시 손보면서 혼합기가 고속으로 소용돌이를 일으키도록 하는 TSCC(Twin Swril Combustion Chamber) 디자인을 적용하고 이를 통해서는 약 5% 가량의 유동 계수를 더 확보하며 결과적으로는 연소 효율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또한 완전 변경된 스즈키 사이드 피드 인젝터(S-SFI)와 전자 제어식 시스템에 없어서는 안될 라이드 바이 와이어 전자식 스로틀 시스템 등의 신규 채용과 더불어 에어 클리너 박스의 재디자인, 스즈키 램 에어 다이렉트(SRAD) 디자인 개선, 스즈키 클러치 어시스트 시스템(SCAS)의 업데이트, 새로운 라디에이터와 스즈키 콤포지트 일렉트로케미컬 머테리얼(SCEM) 소재를 실린더 헤드에 사용함으로써 마찰 저항은 줄이고 열변환성과 내구성을 향상시켰다.
역대 최고 수준의 전자제어 시스템
같은 배기량과 같은 엔진 케이스를 사용하면서도 그 성능을 높이기 위한 스즈키의 노력이 진정으로 빛을 발하려면 이제 전자제어 시스템의 도움이 필요하다. 엔진의 세팅값을 적정 수준으로 맞춰서 제공할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소비자들의 취향과 각각의 라이딩 환경 변화 등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이 부분은 사실상 필수적이다. 더구나 단순히 서킷에서의 스포츠 주행을 중심으로 고민하는 슈퍼바이크와 달리 초고속의 투어링과 다양한 스포츠 라이딩을 모두 소화해야하는 ‘궁극의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노리는 하야부사인만큼 소홀할 수 없는 부분이다.
스즈키는 자사의 이 전자제어 시스템을 S.I.R.S.(스즈키 인텔리전트 라이드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다양한 전자제어 기능을 통합적으로 부르는 이름이며 그 내부적으로 각각의 기능과 모드는 또 다른 별개의 이름을 가진다. 가장 먼저 알아볼 것은 스즈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알파(SDMS-α)다. 각각의 모드는 세 종류의 기본 세팅값으로 나뉘어지는데 A(액티브), B(베이직), C(컴포트)로 성격을 분류한다. SDMS-알파는 기본 제공되는 3단계의 파워 모드 셀렉터, 1~10단계로 조정가능한 모션 트랙 트랙션 콘트롤과 안티 리프트 콘트롤, 엔진 브레이크 콘트롤, 양방향 퀵 시프트를 총칭하는 이름이다.
각각 10단계로 조정이 가능한 모션 트랙 트랙션 콘트롤(TC)와 안티 리프트 콘트롤(LF)는 각각 전반적인 휠 스핀 억제와 프론트 휠의 들림을 방지하는 기능으로써 세팅하는 단계를 높일 수록 해당 기능이 더 강하게 적용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LF 기능을 10단계로 맞추면 동승자로 인해 뒤쪽의 하중이 크게 높아진 경우에도 거의 프론트 휠이 들릴 수 없을 정도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런치 콘트롤 시스템은 3단계의 출력 선택과 TC, LF를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기능으로 출발 단계의 엔진 회전수 한계를 4,000rpm, 6,000rpm, 8,000rpm으로 제한하는 설정을 사용해 효과적인 출발 가속을 가능하게 한다. 새롭게 적용된 엔진 브레이크 콘트롤(EB)은 출력 모드 세팅과 동조하여 작동하며, 각각의 단계 모두에서도 그 기능을 해제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라이더가 스스로 최고 속도를 제한할 수 있는 액티브 스피드 리미터, 시속 30km에서 200km까지 설정 가능한 크루즈 콘트롤 시스템 등을 포함해 스즈키의 다른 모델에 먼저 채용되어 호평을 받았던 기술들도 거의 빠짐없이 투입됐다. 시동 버튼을 가볍게 누르는 것만으로 시동이 걸릴 때까지 자동적으로 버튼이 눌린 상태를 유지해주는 스즈키 이지 스타트 시스템과 엔진의 저회전 영역에서 순간 엔진 회전수를 자동적으로 높여 출발 등에서 회전수를 보조해주는 로우 RPM 어시스트, 전후 연동 브레이크와 6축 IMU(관성측정장치) 기반으로 작동하는 모션 트랙 브레이크 시스템, 오르막과 내리막 경사에서의 브레이크 제어 시스템(슬로프 디펜던트 및 힐 홀드 콘트롤) 등도 적용되어 통합적인 라이더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향상된 라이딩 경험을 위한 섀시
스즈키는 차세대 하야부사의 섀시 개발에 있어서 세가지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하나는 더 안정적이며 기민한 핸들링을 실현할 것. 그리고 최적화된 공력 특성과 방풍 성능. 마지막으로 브레이킹 성능과 그 효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해내기 위해서는 메인 프레임의 설계부터 전반적 디자인의 설계 그리고 더 높은 사양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적용해야만 했다.
우선은 프레임이다. 스즈키는 앞서 엔진 개발에 앞서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프레임의 설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쳤고, 그 결과 기존의 트윈 스파 알루미늄 프레임을 발전시키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사실 검증된 프레임을 포기하고 완전히 새롭게 개발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물론 이미 엔진 케이스를 이전과 동일하게 가져가기로 결정하면서 전반적인 부분이 그에 맞춰진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스즈키는 기존 프레임에 적절한 유연성과 강도를 제공하는 알루미늄 섹션과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을 통합시켰다. 당연히 프레임 개발에 더 많은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밖에 없지만 압출 알루미늄 섹션은 하야부사가 추구하는 최고 시속 300km에 달하는 속도에 도달할 수 있으면서도 궁극의 스포츠 모터사이클로써 제공해야 할 전반적으로 높은 밸런스를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시트 레일은 통합형으로 재디자인되면서 전체 무게를 약 700그램을 더 줄였다.
서스펜션은 운동 성능과 승차감 모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고가 브랜드의 제품이 채택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야부사를 세팅함에 스즈키가 게을리했을리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하야부사는 전후 모두에 KYB의 제품을 배치했다. 프론트의 도립식 포크는 직경 43mm의 내부 튜브에 DLC(다이아몬드 라이크 카본) 코팅을 입힌 제품으로 풀 어저스터블 타입이다. 포크의 특성은 노면의 충격을 더 부드럽게 흡수하며 최적의 그립력으로 더 안정적인 라이딩이 가능하도록 하는데 있다고 한다. 또한 리어 쇽 업소버의 경우에도 풀 어저스터블로 최적화된 안락함과 직선 주로에서의 안정감을 특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공력 특성과 방풍성에 대해서는 사실 하야부사가 그 누구보다도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애초에 기본 디자인 자체가 그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거의 완성형에 가까웠기 때문에 공기저항계수를 따져가면서 세부적인 디테일을 다듬었다. 특히 고속 주행시 전면부에서 발생하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브레이크 및 클러치 레버의 끝 부분에 구멍을 냈고, 새로운 사이드 미러의 설계에는 특히 공이 많이 들인 모습이다. 브레이크는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제품을 배치시켰다. 하야부사는 브렘보의 최신이자 최상위급 브레이크 캘리퍼인 스틸레마(Stylema)를 적용하는데 이 캘리퍼는 브레이크 패드 주변의 공기흐름까지 고려한 것으로 많은 열이 발생하는 패드의 냉각 성능을 높임으로써 더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성을 제공한다.
▶ 브렘보의 최신 제품인 스틸레마 캘리퍼를 장비한다
완성형 도전자
이미 상당히 많은 부분을 언급했음에도 소개할 세부사항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브리지스톤 타이어와 협력해 개발한 타이어 신형 배틀랙스 하이퍼스포츠 S22를 비롯해, 새로운 디자인의 전용 휠, 50:50의 전후 무게 배분, 포크 캡 위로 띄워놓은 듯한 전용 세퍼레이트 핸들바나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계기반 등이 그렇다. 특히 핸들바의 위치를 기존 모델 대비 약 12mm를 더 라이더 쪽으로 끌어 당긴 부분은 조금더 편안하고 안락하게 하야부사게 제공하는 초고속 투어링을 즐길 수 있게한 부분이다. 그 차이가 큰 것처럼 생각되지 않을 순 있겠지만, 이제 곧 그 차이가 어떤 것일지 체감할수 있을 것이다.
스즈키는 언제나처럼 자신들이 가능한 최대치로 기술과 성능을 갈고 또 갈고 닦는다. 선대에서 이룩한 훌륭한 결과를 넘어서기 위한 과감한 시도가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런 과감한 시도가 그릇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하면 스즈키 특유의 갈고 닦는 방식이 옳을 수 있다. 1세대 하야부사가 그랬고, 2세대 역시 마찬가지였으니, 3세대도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최신 소식으로는 3월부터 예약 판매에 돌입한다. 설정된 예약 판매 가격은 2300원대, 플래그십 슈퍼바이크인 GSX-R1000R의 가격보다 낮다. 돌아온 하야부사를 맞이할 준비는 이제 끝났다.
더모토 편집부
글 나경남
사진 스즈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