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모토]히스토리 : 궁극의 최상위 포식자 스즈키 하야부사 연대기

더 모토
2021-03-05



궁극의 최상위 포식자



SUZUKI HAYABUSA

스즈키의 하야부사가 탄생한지 벌써 20년이 훌쩍 지나갔지만, 그 명성은 여전하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 속에서 그 자체로 

아이콘이 된 하야부사에 대해 알아보자.


하야부사는 하야부사

맞다. 스즈키의 하야부사는 다른 어떤 비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첫 등장부터 2021년 현재까지도 그렇다. 1999년 등장과 동시에 경쟁 구도를 끝내버렸는데, 실상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치열하게 경쟁하며 갈고 닦인 것은 아니다. 그저 시의 적절하게 소비자들의 니즈와 스스로의 명성에 걸맞게 업데이트가 소소하게 이뤄졌을 뿐, 초대 하야부사에서 현 시대의 마지막 하야부사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꽤나 놀라운 일이다. 큰 변화가 없는데도 20년이 넘게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이 모델을 꾸준히 찾는 라이더들이 존재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초대 하야부사로부터 그 뿌리와 시대적 배경과 초기 라이벌 구도, 세대 구분과 연식별 모델 비교 등을 거쳐 하야부사의 역사를 들여다보자.



시속 300km, 그 너머를 향해

스즈키가 세기말 1999년에 등장시킨 GSX-1300R 하야부사는 충격 그 자체였다. 현대의 리터급 슈퍼바이크가 너나할 것 없이 최고 200마력 이상을 발휘하는 지금 생각해보면 우스울지도 모르겠다. 1990년대가 저물어가던 그 때, 모터사이클 세계에서 시속 300km란 수치는 하나의 기점으로 받아들여졌다. 마치 시속 300km 이상의 세계는 미지의 세계처럼 받아들여졌고, 실제로 그 너머를 모두가 경험할 순 없었기 때문에 더 특별하게 여겨졌다. 특히나 1990년대 대량 생산 모터사이클 최고속을 겨루는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각 모델간 경쟁이 불이 붙었고, 그 결과 누가 가장 먼저 시속 300km의 벽을 넘느냐는 것이 지상과제처럼 됐다. 생각해보라, 세상에서 가장 빠른 모터사이클이란 타이틀이 값지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 경쟁에서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것은 가와사키의 ZZR1100(ZX-11)이었으며, 그 뒤를 혼다의 CBR1100XX 슈퍼블랙버드가 따르면서 그 관심이 더욱 증폭됐다. 먼저 등장했던 가와사키의 ZZR1100은 그들의 최상위 모델로써 존재했던 ZX- 10(현대의 ZX-10R과는 계보가 다르다)의 후속으로 등장했고, 직렬 4기통 배기량 1,052cc 엔진으로 최고 147마력을 내면서 최고 시속 281.6km를 기록했다. 흔히 더블엑스란 애칭으로 불리곤 했던 혼다의 CBR1100XX 슈퍼블랙버드는 배기량 1137cc의 직렬 4기통 엔진으로 최고 132마력으로 등장해, 이후 137마력까지 발휘하게 되면서 최고 시속 287.3km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의 명성과 기록은 하야부사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유효한 것이었다. 


세기말, 종결자의 등장

1999년, 세기말에 등장한 종결자 ‘하야부사’는 이전까지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유선형의 디자인으로 시선을 집중시킨 것은 물론 대량 생산 모델 최초로 공식적으로 시속 300km를 돌파하는 모델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엔진은 배기량 1298cc의 수냉식 직렬 4기통으로 당시로써는 그야말로 깜짝놀랄만한 수치인 최고 175마력을 기록했다. 맞다. 한 마디로 괴물이 탄생했다는 것은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었다. 당시 하야부사를 디자인했던 코지 요시우라는 이 새로운 모델이 시속 300km 이상을 낼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도 공기역학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실제로 하야부사는 풍동 터널 테스트를 통해서 최종 클레이가 완성됐다. 애초부터 하야부사의 디자인이 지금과 같았던 것은 아니다. 초창기 디자인 자료를 보면 1996년도의 GSX-R750과 거의 비슷한 모습이었지만, 공기역학적 특성으로 헤드라이트 카울이 대형화되고, 흡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에어 덕트를 확장하면서 가로 배치 듀얼 헤드라이트가 세로 배치로 변경되며 현재의 프론트 마스크를 갖게 됐다. 이런 디자인 경향은 오히려 현 세대의 최상위급 슈퍼바이크인 GSX-R1000이 계승하고 있다.


1.  당시 하야부사는 특정 장르로 편입시키기가 어려웠다, 이후에는 초고속 투어러 등으로 분류됐다 

2.  코지 요시우라의 하야부사 디자인 스케치 

3.  풍동 터널에서 직접 테스트하여 디자인이 완성됐다 

4.  하야부사의 디자인을 완성한 스즈키의 코지 요시우라



1.  초대 하야부사 

2.  초대 하야부사는 완벽하게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냈다 

3.  초기 모델은 계기반이 시속 340km를 표기하고 있었다 

4.  2세대 하야부사의 외장을 벗겨낸 모습 

5.  2세대로 변경된 2008년형 하야부사 

6.  2세대 모델의 계기반 

7. 2013년형부터는 브레이크 캘리퍼를 토키코에서 브램보로 변경했다



하야부사의 계보의 시작 GSX-R1100

1999년 하야부사의 탄생은 상당한 충격을 안겨줬다. 하지만 하야부사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가와사키와 혼다가 이 초고속의 세계에 먼저 발을 들인 것이 우연이 아니었던 것처럼 하야부사 역시 스즈키 내부에서 선대가 분명히 존재한다. 하야부사의 직계 선배를 따져보면 스즈키의 유냉 슈퍼바이크 GSX-R1100이 등장한다. 스즈키가 처음 오일 쿨링으로 GSX-R1100을 내놓던 1986년은 공냉 엔진에서 수냉화가 진행되는 과도기였다. 이 시기에 스즈키가 선보인 배기량 1052cc의 유냉 4기통 엔진은 최고 130마력을 냈고, 최고시속 265km를 달성하면서 당대의 최고시속을 기록한 모델로 남아있다. 초대 R1100이 등장한 이래로 GSX-R1100은 그 명성이 자자했으며, 수냉화가 이뤄지기 전 마지막 유냉 엔진(1991, 1992년)은 배기량이 1127cc로 확대됐고, 최고 145마력을 달성해냈다. 직접적인 하야부사의 형님이 되는 모델은 1993년형으로 수냉화가 진행되면서 배기량은 낮췄지만 마력은 10마력이나 더 높인 새로운 R1100(W)이다. 이 때의 GSX-R1100은 마지막까지 더블 크레이들 프레임 방식을 고수하면서 생산됐다. 오히려 750cc급 슈퍼바이크에서 확실하게 존재를 어필한 GSX- R750이 경량 고강성의 알루미늄 트윈 스파 프레임을 채용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1세대 하야부사 Since 1999

앞서 알아본 것처럼 하야부사의 계보는 GSX-R1100의 뒤를 따른다. 수냉식 엔진보다 고출력을 내기에 까다로운 유냉 엔진에서 냉각 효율에 대한 경험치가 충분히 쌓인 스즈키는 수냉 엔진에서도 그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그 결과로 하야부사가 당대 최고 수준인 175마력을 달성할 수 있었던 셈이다. 초창기 하야부사는 아날로그 속도계에서 숫자 표기를 무려 340까지 표기했었다. 하지만 하야부사가 미국은 물론 유럽 등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시속 300km 이상을 계기반에서 직접 확인하려는 다소 ‘무모한’ 라이딩을 즐기는 라이더들이 많아지면서 자율적으로 시속 300km를 계기반에서 표시하지 않도록 변경된다. 이런 조치는 라이더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오버 300km/h’를 달성한 스즈키가 더 이상 300km/h를 표시하지 않게 됨으로써 다른 경쟁자들이 ‘300km/ h’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도록 하는 효과도 냈다. 하야부사를 넘어서기 위한 도전은 사실상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1세대 모델인 하야부사는 큰 변경없이 약 9년을 유지한다. 물론 아주 변경사항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래픽 측면에서 일부 변화가 있었던 것은 물론이지만 초대 모델인 황동색 그래픽은 이후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2세대 하야부사 Since 2008

9년만의 풀 체인지 모델이 등장하면서 2세대의 역사가 시작된다. 이미 지난 9년 동안 하야부사의 입지는 매우 공고해졌다. 최강의 초고속 투어링 바이크를 정의하는 대표주자이자 뚜렷한 경쟁 모델이 없다시피한 그야말로 최강자였다. 2세대로 접어드는 하야부사를 개발하면서 스즈키가 ‘최강’의 자리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을 것은 당연한 일. 그럼에도 이미 최적에 가까운 공기역학적 디자인은 세부적인 부분만 조금 다듬어졌을 뿐 거의 그대로 유지되었기에 변화를 외관에서 눈치채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스즈키는 엔진의 스트로크량을 기존보다 2mm를 늘리는 것으로 배기량을 기존 대비 41cc 가량 더 올렸으며, 엔진의 밸브를 티타늄 소재로 개발해 적용시킴으로 배기량 1340cc의 직렬 4기통 엔진으로 최고 197마력을 달성하는 한편, 이전 세대보다 프레임 강성도 15% 가량 높여냈다. 구성 요소에서도 이전 세대와 확실한 차별화를 꾀하면서 레디얼 마운트 프론트 브레이크 캘리퍼를 적용하고, 슬리퍼 클러치 채용, 듀얼 인젝터(스즈키 듀얼 스로틀 밸브, SDTV), 엔진 출력 매핑을 달리할 수 있는 S-DMS(스즈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등도 채택했다. 2세대에 접어들어서도 계속된 하야부사의 명성은 여전했기에 꾸준히 인기를 누렸으며, 이후 2014년형에서 브레이크 캘리퍼를 토키코 사의 것에서 브렘보로 변경하였다.


 


하야부사의 경쟁 모델들 

초고속 투어러의 세계는 하야부사만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선대에서 그 가능성을 연 모델들이 있었고 하야부사 이후, 장르로써 더 널리 인식되고 비슷한 콘셉트의 모델들이 적잖이 존재했었다. 다양한 라이벌 모델들 중에서 하야부사만큼 족적을 남긴 모델을 찾기는 쉽지 않다. 등장부터 지금 현재까지 그 인기를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를 스쳐간 수많은 모델들을 바라보면 또 한 번 하야부사가 어떤 위치에 도달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KAWASAKI


ZZR1100 

하야부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첫 단추는 언제나 가와사키의 ZZR1100이다. 1990년에 등장하여 2001년까지 생산됐다. 특유의 존재감과 차체의 무게감이 대단했기에 퍼포먼스 뿐 아니라 디자인적으로도 매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ZX-12R 

ZZR1100에 이어 2000년에 등장한 ZX-12R은 어찌보면 ZZR1100의 후속 기종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또 그렇지 않기도 하다. ZX-12R은 초고속 투어링 모터사이클이라기보다 오버리터급 슈퍼바이크를 지향하는 설계로 탄생했으며, 백본형 모노코크 프레임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ZZR1200 

ZZR1100의 뒤를 잇는 계보로 2002년 등장한 ZZR1200은 먼저 등장했던 ZX-12R의 형식 명칭을 이어받지만 오히려 오리지널 ZZR1100과 더 많이 닮아있다. 알루미늄 트윈 스파 프레임을 사용하며 ZX-12R과 비교했을 때 보다 더 투어링에 적합한 설정을 갖췄다.




HONDA


CBR1100XX Super Blackbird 

1996년 등장한 CBR1100XX는 당대 최고의 스텔스 전투 폭격기로 이름난 록히드 마틴의 SR-71의 애칭인 블랙버드를 사용했다. 차체 디자인도 마치 스텔스 비행기를 연상시키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혼다는 이 모델을 통해서 유럽 시장 내 고속 투어링 시장을 개척했다. 단순히 고속 주행 뿐 아니라 높은 밸런스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VFR1200F 

2010년 VFR1200F가 등장했던 시점은 사실, 전반적으로 시장 전체가 암울했던 상황이다. 2008년의 전세계적인 경기 위축 상황에서 절치부심하여 개발한 VFR1200F는 혼다의 기술력을 뽐낼 수 있는 V형 4기통 엔진과 듀얼 클러치 트랜스 미션을 결합시켰다. 충격적일만큼 굉장한 모델 임엔 틀림없었지만, 시장 전반에서의 상황이 좋지 못했기에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BMW Motorrad 


K 1200 RS

1996년 등장한 BMW 모토라드의 직렬 4기통 엔진을 장착한 스포츠 투어링 모터사이클인 K 1200 RS는 전반적으로 나쁜 평가를 받진 않았지만 또 그렇다고 성공적인 모델인 것도 아니었다. 같은 시기에 등장한 혼다의 CBR1100XX와 비교했을 때, 약 30마력 가까이 출력이 뒤쳐졌으며 무게도 만만치 않았다. 가격적으로도 경쟁력이 다소 뒤쳐졌다.


K 1200 S 

2005년 다시금 BMW 모토라드가 직렬 4기통 엔진을 다듬어 내놓은 K1200 S는 전작인 RS의 실패를 충분히 만회할만큼의 성과를 보여줬다. 특히, 전자제어 시스템과 특유의 듀오레버 서스펜션 구조 등은 다른 경쟁 모델들과의 차별화를 가능하게 했다.


K 1300 S 

K 1200 S의 성공에 힘입어 엔진 배기량을 더 키우면서 최고 마력까지도 한층 높인 K 1300 S는 지난 2008년 등장해 지난 2016년까지 롱런하며 인기를 구가했다. 최고 175마력을 내는 직렬 4기통 엔진은 성능적으로도 충분히 우수한 편이었으며, 초고속 투어링 시장에서 BMW 모토라드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었다.




DUCATI 


ST Series 

두카티의 ST 시리즈는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생산된 스포츠 투어링 모델로 초대 모델인 ST2는 944cc의 데스모두에 엔진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생산된 ST4는 두카티의 슈퍼바이크 916 시리즈에서 가져온 4밸브 데스모콰트로 엔진을 사용했고, 2004년에 등장한 ST3는 3밸브 엔진인 데스모트레를 썼다. 약 10여년 간의 누적 판매량은 형편없는 수준이었고, 이후 스포츠 투어링에서 사실상 손을 떼는 계기가 됐다.




APRILIA 


RST FUTURA

아프릴리아의 RST 후투라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생산된 스포츠 투어링 모델이다. 당시 혼다의 VFR800F와 비슷한 디자인과 콘셉트로 개발됐다. 엔진은 아프릴리아의 슈퍼바이크 RSV 밀레에 사용된 V형 2기통 997cc 엔진을 사용했는데, 판매량은 높지 못했다.




미래의 하야부사 

스즈키에게 하야부사가 얼마나 중요한 모델인지는 이제 더 이상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일단 2세대의 하야부사의 역사는 2020년으로 끝났다. 지난 2020년 연말, 다양한 브랜드에서 COVID- 19로 인해 취소된 모터사이클 쇼를 대신해 다양한 신모델들을 선보이는 동안 스즈키는 침묵을 지켜왔다. 스즈키가 2021년을 포기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물론 2021년에도 스즈키는 계속된다. 기존의 자사 모델들을 배출 가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 2021년형으로 발표했지만, 김이 좀 새는 것도 사실이다. 차세대 모델로 풀 체인지가 이뤄지거나 완전한 뉴모델로 참신함을 느끼게 해 줄 모델은 없었으니 그렇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등장할 뉴 모델로 3세대 하야부사가 등장한다는 소문이다. 당장 2월 중 공개된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어떤 내용도 사전에 공개된 바가 없다. 그저 짐작만 가능할 뿐이다. 

이미 올 뉴 하야부사에 대한 루머와 예상은 2019년 이전부터 쏟아졌었다. 스즈키가 장수 베스트셀링 모델이자 이 장르를 대표하는 하야부사를 포기할 리 없다는 점 때문에 차세대 개발이 이뤄질 것이란 점은 누구나 예상 가능했다. 문제는 어떻게 등장할 지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서는 그저 루머들과 현재의 시장 상황을 바탕에 깔고 그저 추측해 볼 뿐이다. 어떤 가능성들이 있을까.


차세대 하야부사의 가능성 그리고 전제 조건 

하야부사는 또 다시 이 장르 최고속도를 경신하려고 들까? 사실 이 부분은 확신할 수 없다. 스스로가 정립한 상징성 때문에 하야부사가 또 한 번, 동일 장르 내 최강자로 군림하고자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꼭 ‘최고속 경신’이란 명확한 목표를 가질지는 알 수 없다. 우선 이 부분에서 만약 ‘최고속 경신’이란 목표가 전제되어 있다면, 하야부사 역시 가와사키의 H2가 그랬던 것처럼 과급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스즈키가 하야부사가 절대 불변의 아이콘처럼 여기고 있는 동안, 가와사키가 슈퍼차저를 안겨서 새롭게 개발한 H2 시리즈는 그 특별함과 존재감 측면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했을 뿐더러, 기존의 자연흡기 엔진으로는 불가능한 수준의 최고속 기록을 세워놨다. 이 기록을 다시금 뒤집겠다고 스즈키가 마음 먹었다면 스즈키 역시 과급 엔진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그저 초대 하야부사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처럼, 자연흡기 엔진과 공기역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한 효율적인 초고속 투어러를 만들 수도 있다. 만약 스즈키가 올 뉴 하야부사에 터보를 얹더라도 그건 사실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다. 스즈키가 과거 1983년에 개발했던 XN85와 같은 모델에서도 이미 터보 차저를 장착했던 경험이 있으니 그렇다. 하지만 과급기가 없더라도 배기량이 이전보다 높아질 것은 예상하기 훨씬 쉬운 일이다. 최신 슈퍼바이크들이 200마력을 넘기고 있는 상황이고 이전 세대에서도 200마력 가까운 출력을 냈었던 것을 감안하면 배기량을 높여 손쉽게 고출력을 달성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스즈키 역시 최신 트랜드 또한 배제할 수는 없다. 관성측정장치(IMU)기반의 전자제어 시스템이 탑재될 것은 기정사실처럼 생각해도 될 듯하며, 오히려 전자제어 시스템의 정도가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될지 예상해보는 것이 우선이다. BMW 모토라드와 두카티, KTM과 같은 유러피안 프리미엄 브랜드가 자사의 투어링 모터사이클에 레이더 시스템을 장착하여 스스로 크루즈 콘트롤을 조정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 기능을 이미 구현해 놓았기에. 스즈키도 이 시스템을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아마도 스즈키는 앞서가는 차량의 속도에 맞춰 스스로 속도를 제어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이 초고속으로 달리는 하야부사에게는 별로 효용성이 없다고 판단하지 않을까. 추세에 맞는 TFT 풀 컬러 계기반과 스마트폰 연동의 시스템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다. 개발 비용이 상대적으로 다른 엔진과 섀시 전반에 비해 적지만 효과는 확실하니 그렇다. 

디자인적으로는 또 어떨까. 우선 초대 하야부사로부터 이어진 유선형의 공기역학적 디자인이 한 순간에 전혀 다른 디자인으로 바뀔 것은 예상하기 어렵다. 기존의 차체 디자인 경향을 따르되, 전체 LED 램프류를 적용하면서 헤드라이트 등이 차지하는 공간은 최소화하고 공기역학적 특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쪽을 선택하리라는 예상이다. 일본의 유력 모터사이클 매거진에서 그래픽 랜더링으로 예상한 2021년형 하야부사의 디자인은 2015년에 발표된 스즈키의 ‘콘셉트 GSX’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해 만들어진 것이다. 사실 하야부사를 염두한 콘셉트라기보다는 오히려 차세대(이미 현재 라인업에 포함된) GSX-R1000에 가까운 것이었기에 하야부사의 실제 디자인과 맞아 떨어질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예상 가능한 것들을 조합해보면 대략 이런 결과가 나온다. 

과급기를 도입하지 않은 자연흡기 엔진은 새롭게 개발된 것으로 배기량은 1400cc 급 이상이 될 것이며, 출력은 최고 200마력 이상을 달성하며 특유의 공기역학적 디자인으로 초고속 투어러를 지향하고 IMU 기반의 전자제어 시스템을 도입해 고출력을 더 편안하게 다룰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최고속을 지향하는 모델답게 레이더를 사용한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은 제외하는 대신,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풀컬러 TFT 계기반을 적용하여 사용자 친화성을 높이는 설정을 갖게 될 것이다. 

물론 이 내용은 그저 상상일 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즈키가 새로운 하야부사의 개발에서 놓치지 않을 부분은 확실하다. 하야부사가 널리, 오랫동안 인기를 끌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인 라이딩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을 것. 결국 이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 전제다.


1.  2015년 공개된 스즈키의 콘셉트 GSX

2.  스즈키는 1981년형 XN85에서 터보차저를 도입한 바 있다

3.  자, 이제 기다림도 머지 않았다

4.  하야부사는 의외로 다루기 쉽고 편안하며 발군의 코너링 실력까지 갖추고 있었다

5.  하야부사의 시트고는 일반적인 슈퍼바이크보다 낮고 시트 자체도 푹신하고 편안했다

6.  H2 SX, 가와사키는 슈퍼차저를 도입해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이뤄냈다.






더모토 편집부

  나경남

사진  스즈키코리아, 각 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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