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드 매거진]정통파 스포츠 네이키드의 귀환, 스즈키 SV650 ABS

라이드 매거진
2021-03-03


스즈키 SV650은 아주 평범하게 생긴 모터사이클이다. 네이키드 바이크란 기본적으로 카울링을 벗겨놓은 형태를 말한다. 원래는 보통의 모터사이클이 이렇게 생겼기 때문에 벗겼다는 표현이 의미 없었지만 풀 카울링 스포츠 바이크가 유행한 시절부터 자연스레 ‘네이키드 바이크’라 분류해왔다.



SV650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전형적인 네이키드 바이크다. 모터사이클의 표준과도 같은 형태이면서도 스트리트 스포츠를 추구한 그런 형태다. 비유하자면 2000년대 전후로 유행했던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 시리즈와도 참 닮아있다. 



SV650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스즈키로서는 효자 모델이다. 많이 팔린 모델로는 V-STROM650도 있는데 이 역시 같은 SV650 엔진 개량형태다. 즉, V트윈 미들클래스 엔진 하나 잘 만들어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얘기다.



SV650은 최근 글라디우스(SFV650)로 이어져 계보를 연명해왔으나 과거같은 화려한 판매실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부활한 SV650은 과거의 원래 형태를 찾고 부흥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 SV650으로서의 오리지널리티가 목적인 것이다.



첫 인상은 무척 평범하다. 트렐리스 프레임에 싸인 90도 V트윈 엔진은 깔끔한 이미지다. 수랭식 엔진으로 전면 라디에이터가 있으며 정립식 포크에 원형 헤드라이트, 우측으로 빠진 평범한 배기관, 일체형 시트 등 이게 과연 요즘 나온 바이크가 맞나 싶을 만큼 맹숭맹숭하다.


시트에 앉아보면 추억에 잠긴다. 요즘은 네이키드 바이크 역시 스트리트 파이터 흉내를 내면서 넓은 핸들 바를 장착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 있다. 반면 SV는 그렇지 않다. 핸들 폭은 무척 좁고 앞으로 슬쩍 허리를 숙이는 스포티한 자세가 연출된다. 스텝은 적절한 위치로 본격적인 스포츠 라이딩 포지션은 아니지만 일상 라이딩과의 중간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지 스타트 시스템은 셀스타터를 살짝 원터치 하는 것만으로 알아서 시동이 걸릴 때까지 스타트 모터를 돌린다. 대단한 기술은 아니지만, 아무튼 편하기는 하다. 배기음은 645cc 트윈엔진다운 고동감이 느껴진다. 리터급에 이르는 두둑한 진동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고동감이라 표현할 만한 수준은 된다. 배기시스템의 영향도 적지 않으므로 추후 애프터 마켓 파츠를 활용하면 더 진지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 



76마력을 발휘한다고 표기되어 있는 제원표상의 수치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1단부터 가속을 시작해보면 상당히 토크 중심으로 세팅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링은 1,200rpm 부근인데 바로 위인 1,500rpm부터 가속이 가능하다. ‘두두두’ 가속하기 시작하면서 2단, 3단 순차적으로 ‘철컥’ 명쾌하게 기어를 넣을 수 있다.



의외로 엔진은 돌리는 맛이 넘친다. 저 회전부터 롱스트로크 엔진 특유의 묵직한 질량감이 경량 차체와 맞물려 호쾌한 가속특성을 만들었다. 이것저것 붙어있어 무게가 200킬로그램을 훌쩍 넘는 V-STROM 650과는 다르다. 3,000rpm부터 8,000rpm까지 긴 구간에 있어서 찰진 토크가 나오는데, 장담컨대 리터클래스 바이크 이상을 타는 라이더라 할지라도 누구나 가속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만하다. 매순간 시원시원한 펀치력이 일품이다.



6단을 넣고 시속 80킬로미터로 달리면 3,500rpm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상태로 달리다가도 마음만 먹으면 답답하지 않게 가속할 수 있다. 일전에 레이싱 트랙인 인제 스피디움에서 테스트했을 때도 생각보다 높은 한계성능에 감탄했지만 스트리트에서는 아무래도 제약된 상황 때문에 파워가 더 크게 느껴진다.



고속주행성은 좋다. 차체가 워낙 슬림하고 가벼운 편이라 염려했지만 차분히 가속해서 6단 풀 스로틀을 해도 고속에서 차체는 안정적이었다. 서스펜션은 적당히 말캉거린다. 불쾌할 정도로 출렁거리지는 않고 일상에서 자주 쓰는 속도 80킬로미터 전후의 속력에서 가장 잘 움직인다.



브레이크는 언뜻 보기에 볼품없지만 성능은 충분히 내준다. 특히 서스펜션과의 궁합이 좋아서 성능을 잘 뽑아내고 있다. 다소 부드러운 서스펜션 덕에 피칭모션이 꽤 있고, 그에 따라서 접지감을 느끼기 좋다.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만큼 노면을 물고 늘어지는데, 이 과정이 아날로그틱에서 컨트롤하기가 쉽다. 리어 브레이크도 잘 듣는 편이며 과하게 작동해도 ABS가 개입하면서 타이어 슬립을 막는다.



가장 즐거운 것은 도심에서, 그리고 짧게 도는 곡선 주로에서의 경쾌한 발놀림이다. 기본 타이어는 던롭 퀄리파이어. 순정상태로도 충분히 스포츠 주행이 가능한 타이어다. 타이어 사이즈가 160mm로 크지 않은 만큼 린 동작은 저항이 거의 없다.


하지만 스즈키 스트리트 파이터로 상징적인 GSX-S1000의 오버 스티어 성향과 비교하면 오히려 중립적이다. 얼마만큼 눕혔는지 감이 잘 오지 않을 정도로 의도하는 대로 정확한 시기에 라이더와 함께 움직인다.



슬림한 차체는 SV650의 가장 큰 특징이다. 핸들부터 연료탱크, 엔진, 프레임까지 모두 한마음으로 얇고, 또 가늘다. 이러한 점은 상당한 자신감을 갖게 한다. 작은 차체로 느끼게 하는 것은 눈으로 보이는 것 외에도 질량감, 부피감에서 크게 좌우된다.



당장 무릎으로 연료탱크를 스윽 조이면 느낄 수 있다. 125cc 매뉴얼바이크쯤 되는 날씬한 차체, 그리고 650cc의 엔진이 주는 조화는 상당한 매리트다. 덕분에 시내 주행이 무척 즐겁다. 작은 스프린터 스쿠터가 지나는 곳은 전부 함께 들어갈 수 있다. 기어가 몇 단이던 언제든지 스로틀을 감으면 ‘두두둑’ 하고 치고 나가는 맛이 즐겁다.



단기통 엔진만큼 경쾌하지는 않지만, 차폭을 가능한 한 줄여 부담감을 최소한으로 줄인 것이 묘수다. 이 점이 SV만의 캐릭터를 갖게 만들고 있다. 단지 가냘픈 차체크기 때문에 디자인이 남자답지 못하다거나 터프하지 못한 점은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핸들 조향각은 그리 크지 않다. 좁은 공간에서 풀락 유턴해보면 지금까지의 일제 바이크에 비하면 조금 좁다고 느낄 수 있다. 계기반은 GSX-S1000의 것과 동일한 제품으로 풀 디지털이다. 5,000rpm, 10,000rpm을 기준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빠른 반응속도가 맘에 든다. 기본 기능 외에 남은 연료로 갈 수 있는 거리나 연비 등이 표시된다.



시트는 스포츠 성을 중시한 탓에 단단하다. 게다가 발 착지성을 무척 중요시 한 흔적이 보이는데, 양쪽으로 급히 깎아내려 라이더 키가 170cm만 넘으면 양발이 편안하게 바닥에 닿을 정도다.



스포츠 라이딩할 때 체중이동하기도 편하고 강렬하게 달리기는 좋은데 장시간 주행하면 약간 불편하다. 시트 고는 수치상 785mm다.



연료탱크는 가느다란 디자인만큼 작은 용량이다. 휘발유 13.8리터를 담을 수 있는데 연비가 좋은 엔진인 만큼 주행 가능한 거리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승일정상 연료를 가득 채우고 얼마나 갈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기는 어려웠다.



관계자에 따르면 SV650은 이미 출시 전 예약 단계부터 호황이라고 한다. 다름 아니라 매력적인 가격이 이유다. 899만 원부터 시작하는 소비자가는 클래스 내에서는 아직 대적할 모델이 없다. 컬러는 시승차량인 펄 글래시어 화이트가 메인이며, 메탈릭 매트 블랙, 트리톤 블루, 펄 미라 레드 등 네 가지다.


 


기름기 쪽 뺀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를 원하는가? SV650을 한 번 타보라. 우리가 기억하고 있던 전통적인 일제 스포츠 네이키드의 느낌을 잘 담고 있다. 숙성된 V트윈 엔진은 루키 라이더부터 베테랑까지 모두가 좋아할 만큼 아주 세련되게 다듬어놨다. 최신 바이크에서 예상치 못한 깊고 담백한 맛에 무릎을 탁 칠 것이다.





임성진 기자  jin@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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